이야기 셋 누구나 뭐 어떤 나이가 되면 그 나이에 어떤 상황이고 싶고 그 나이가 되면 난 뭘 하고 싶고 뭐 그런 바램 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 다들 마찬가지겠지요 있기는 있는데 뭐 어떻게 하면 될지도 잘은 모르지만 여하튼 되고 싶은 뭐 그런 거 있습니다 어 공연 시작하구 초반이었는데 같이 저녁 먹다가 물어봤어요 환갑 때 뭐하고 싶니 뭐 이렇게 물어보았더니 무슨 한적한 곳에 오두막 짓고 한가롭게 살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회춘 쇼를 하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뭐하고 싶으세요 환갑 때 진동이 안 되나 보죠 여하간 어 저는 환갑 때 연애하고 싶습니다 로맨스 그냥 ㄹ자만 들어도 설레이지요 로맨스 코웃음 치지 마십시오 뭐 그때까지 그렇게 정열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바란다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니지요 로맨스는 번개처럼 그렇게 번쩍 해가지고 정신 못 차려야 되는 거지요 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바램입니다 환갑 때 로맨스 네 어 가까운 시일이지요 7년 뒤 7년 뒤에 마흔 살 되면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마흔 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고 싶어요 할리 데이비슨 멋있는 걸로 돈도 모아놨어요 얘길 했더니 주변에서 상당히 걱정을 하시데요 다리가 닿겠니 그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래 놓고 있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데요 그래 그 충무로 매장에 나가봤어요 그래 구경을 이렇게 하는데 멋있데요 저기 아저씨 한 번 앉아봐도 될까요 살 거유 조만간에요 저한텐 참 중요한 일이거든요 한 번 앉게 해 주세요 그랬더니 앉아 보래요 그래서 앉았더니 다린 닿아요 팔도 닿고 근데 문제는 몸무게더군요 그게 어느 정도 몸무게가 나가야 오토바이 무게를 이겨낼 수 있대요 안전하게 그게 좀 마흔쯤 되면 찌지 않을까 배만 나오더라도 네 그거 타고 세계일주 하고 싶어요 괜찮겠죠 타고 가다가 괜찮은 유럽의 아가씨 있으면 뒤에 태우고 머리 빡빡 깎고 금물 막 이렇게 들여가지고 가죽바지 입고 아유 체인 막 감고 나이 40에 그러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 저 아는 분 한 분이 오토바이 타구 나서서 2년 반 만에 돌아오시더군요 어 참 멋져 보였었어요 그게 뭐 전혀 딴 나라 사람 얘기처럼 듣고 말하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엔가 그 생각이 도드라지더니 마흔 살엔 해 봐야지 이렇게 됐습니다 여행 좋죠 뭐 환갑 때 죽을지 뭐 80 돼서 죽을지 벽에 뭐 칠하면서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뭐 2년 반 정도는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인 것 같아요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 놓고 어 여행이나 또 뭐 살아가는 거나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 힘들고 그러더라도 뭔가 좀 새로운 게 있겠거니 기대하면서 견뎌냅니다 그리고 갑자기 불쑥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서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마는 그래도 기대감 때문에 결국은 또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뭐 그런 불안한 기대에 관한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보내 드릴게요